본문 바로가기

FOOTBALL

드림팀을 만든 전술가 요한 크루이프

세계적인 명문 클럽이든, 명성이 낮은 리그의 중위권 클럽이든, 클럽마다 레전드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한 클럽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큰 업적을 남기고, 레전드가 된 경우는 흔치 않다. 요한 크루이프는 FC 바르셀로나 선수로서 발롱도르를 수상하였고, 감독으로서 클럽 최초로 메이저 토너먼트 대회인 유로피언컵 우승(현 챔피언스 리그)을 일궈냈다. 또한 선수와 감독으로 두 번이나 바르셀로나 최대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를 5-0이란 스코어로 대승을 거둔 이색적인 기록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재 FC 바르셀로나 성공의 밑바탕이 된 클럽의 철학을 심어준 인물이다.


 

요한 크루이프는 1985년 아약스에서 처음으로 감독 생활을 시작하였으며. 비록 리그 우승은 못했지만, 리그 컵 2회, UEFA 위너스 컵 1회 우승을 하며, 3시즌 동안 3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 이후 1988년 바르셀로나의 감독으로 임명되었다. 클럽은 크루이프에게 자신의 축구 철학을 실현할 기회를 주었고, 시간이 좀 걸렸지만, 90년대 들어서부터 타이틀을 거머쥐기 시작하며, 이른바 드림 팀이 탄생하게 된다.

 

 

토털사커는 요한 크루이프의 스승인 리뉘스 미헐스 감독이 처음 만들어낸 전술로, 그 이후 크루이프가 아약스를 거쳐 바르셀로나에서 사용한 전술이기도 하다. 4-4-2 포메이션 전술이 주를 이루던 당시 이 토털사커의 전술은 2명의 윙 포워드를 사용하여 총 3명의 공격수를 두는 3-4-3 혹은 4-3-3 포메이션의 전술이다. 수비라인을 최대한 내려서 안정적인 지역방어 형태의 전술과는 반대로, 수비라인을 최대한 끌어올려 3명의 공격수부터 전방 압박을 가하며,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의 위치가, 수비지역이 아닌 상대 골문과 최대한 가까운 거리에서 공격이 시작되는 이점을 고려해 만들어낸 전술이다. 압박 축구가 들어서기 전, 공격수들은 수비가담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 전술은 수비 시,불필요했던 공격자원까지 수비에 적극 가담하면서, 이른바 전원 공격, 전원 수비의 개념을 심어준 전술이다. 요한 크루이프는 이 전술을 바탕으로 바르셀로나에서 스페인 리그 프리메라리가 4회, 컵 대회 1회, UEFA 위너스 컵 1회, UEFA 슈퍼 컵 1회, 유로피언 컵(현 챔피언스 리그)1회 총 8회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 유로피언 컵 우승은 당시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FC 바르셀로나의 첫 우승이었다.

 

 

하지만, 이 전술은 커다란 단점이 있었다. 공격수부터 수비에 가담하며 끊임없이 압박하고, 수비수도 적극 공격에 가담하며, 끊임없이 공격하는 이 전술은, 체력 소모가 상당히 크다는 것이다. 요한 크루이프의 축구 철학을, 클럽의 철학으로 삼은 바르셀로나는 토털사커를 좀 더 효율적으로 변화시키면서 현재까지 4-3-3 포메이션을 이용한  토털사커를 사용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에는 이런 말이 있다. "발은 공보다 느리고 공은 머리보다 느리다." 상대보다 빠르게 공을 주고받고 상대보다 빠르게 생각하면 토털사커의 단점이었던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진 말이다. 오히려 빠르게 주고받는 공을 쫓아다니다 상대방이 먼저 지치게 된다.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현재의 바르셀로나 토털사커는 요한 크루이프의 제자인 조셉 과르디올라가 바르셀로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발전시킨 전술이다. 바르셀로나 경기를 보면 짧은 패스를 쉴 새 없이 주고받으면서 점유율을 크게 가져가며 계속해서 공격한다. 공격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골이 들어갈 확률은 늘어난다는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전반 시작부터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 이러한 바르셀로나 페이스에 끌려다니지 않기 위해, 몇몇 팀들은 종종 시작부터 강한 압박으로 바르셀로나를 당황하게 한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도, 체력 소모 때문에 오래가지 못한다. 결국엔 바르셀로나는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오고, 승리를 하게 된다. 조셉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는 이러한 발전된 토털사커로 4시즌 동안 프리메라리가 3회, 코파 델 레이(국왕 컵) 2회, UEFA 챔피언스 리그 2회, UEFA 슈퍼 컵 2회,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3회, FIFA 클럽 월드 컵 2회 총 14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

 

 

공격 축구, 패싱 축구, 재미있는 축구, 아름다운 축구. 이 요소들이 요한 크루이프와 FC바르셀로나가 추구하는 축구이다. 요한 크루이프는 선수 시절에도 발롱도르를 총 3회 수상했을 정도로 위대한 선수였지만, 축구사에서 전술로도 한 획을 그은 명장이다. 예전에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짧은 축구 동영상이 있었다. 그 영상에는 펠레와 디에고 마라도나를 비롯한 요한 크루이프, 로베르토 바조, 지네딘 지단과 같은 역대급 레전드 선수들이 등장한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 영상에서 요한 크루이프는 선수는 물론이고, 레전드들은 지휘하는 감독으로도 출연한다. 물론 이 영상이 전문적인 신뢰성을 가진 영상이라곤 볼 순 없다. 하지만 요한 크루이프가 선수와 감독으로 축구사에 남긴 발자취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는 있다. 축구사에서 선수 시절만 놓고 보면, 펠레나 마라도나를 최고로 꼽지만, 전체적으로 가장 영향을 끼친 인물은 바로 요한 크루이프 일 것이다.

 

 

요한 크루이프 曰: "우승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그걸 이뤄낸 방식도 중요합니다. 사람들은 그냥 우승했다고 말하는 걸로 그치는 게  아니라,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보는 것을 즐겼습니다. 그것은 우승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입니다."

 

애니매이션 영상 : http://textforest.tistory.com/9